성냥이 없던 옛날에는 불을 구하기가 어려웠어.
그래서 불씨를 아주 소중이 여겼지.
그런데 어느 마을에 불씨를 한 번도 꺼뜨리지 않고 고스란히 지켜 온 집이 있었어.
칠 대나 불씨를 이어 온다는 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그래서 온 동네에 칭찬이 자자했어.
이 집에 새색시가 시집을 왔어. 불씨 지키는 일은 며느리의 몫이 되었어.
어느 날 불씨를 잘 옮겨 담고 다음 날 아침에 가 보니 불씨가 꺼져 있었어.

화가 난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구박했지.
하지만 마음씨 착한 시아버지가 새 불씨를 며느리한테 넘겨주었지.
그런데 그 다음날에도 불씨가 꺼지고 말았지.
새색시는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또 빌었어.
이번에도 마음씨 좋은 시아버지 덕에 쫓겨나는 것은 겨우 면했지.
굳게 마음을 먹은 며느리는 불씨 항아리에 불씨를 묻어 놓고는 몰래 숨어서 지켜보기로 했지.
시간이 한참 지나자 벌거벗은 조그만 동자아이가 불씨항아리 앞에 다가가서 오줌을 싼 거야.

새색시는 몰래 동자 머리에다 명주실을 꿰었어.
날이 밝자 새색시는 간밤에 일어난 일을 시아버지한테 일러 바쳤어.
온 식구들이 명주실을 따라 가보니 바위틈에 풀무더기가 있는데 풀잎 하나에 명주실이 매여 있지 않겠어.
시아버지는 얼른 그 풀 밑을 파 보았어.
캐내고 보니 아주 오래 묵은 산삼이었어.
거기가 온통 산삼밭이었던 거야. 새색시 가족은 산삼을 팔아서 부자가 되었고,
신랑이랑 시부모님이랑 오래오래 화목하게 잘 살았대. 불씨도 잘 지키면서 말이야.
새색시가 참 똘똘한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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